도쿄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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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아직은 다 도중이야."
나보다 세 살 위인 히로는 종종 그렇게 말하곤 한다. 아직은 이루어가는 도중이라고.
나는 그 말이 마음에 든다.
우리는 아직 도중에 있다.
그것은 계속 걷지 않으면, 어딘가로 가고 있지 않으면 쓸 수 없는 표현이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해봐."
"어떤 생각?"
"왜 사람들은 항상 누군가와 함께 지내려는 걸까, 하는 생각."
좀 이상한 얘기지만, 하고 웃는다.
"다들 여자친구나 남자친구, 아내나 남편을 찾고 있잖아. 물론 사랑의 형태는 다양하지만."
"자신의 일부분을 찾는 거라는 얘기도 있잖아."
"그래 맞아."
"평생 독신으로 사는 사람도 있고."
응, 하고 히로가 고개를 끄덕인다. 역전 교차로의 신호등이 발간색이라서 멈춰 섰다. (중략)
이윽고 신호등이 파란색으로 바뀌자 히로가 앞으로 걸어나가면서 말했다.
"누군가를 찾는 게 더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거겠지."
"그런 건가?"
응, 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거기에 행복이 있다는 걸 아는 거야. 인간의 가장 밑바닥에 깔린 본능이."
행복의 냄새를 맡았으니 자연히 쫓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돌아가신 부인도 사장님에게서 자기 행복의 냄새를 맡았을 거야."
그것은 타산적인 생각이나 장래따위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본능적인 판단이었다. 히로는 발매기에 동전을 넣으면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하고 동의를 구하며 웃었다.
"인간은 모르기 때문에 말로 표현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전에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말로 표현하는 것이 많아질수록 보이지 않는 것도 늘어나기 마련이다.